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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내돈내산 후기)

 

2018년 중순 임직원몰에서 좀 저렴하게 산 기억이 난다. 그래도 원체 비싼 놈이라 130만원은 넘게 줬다.

 

당시엔 울트라와이드 모니터가 그리 대중화되기 이전이었고, 그 레어한 울트라와이드 라인업 중에서도 38WK95C 이 녀석은 변태 해상도로 하이엔드 모델로서 시장 지배자로 포지셔닝 하고 있었다.

 

흔히 울트라와이드(UW)라고 하면 16:9로 대표되는 FHD(1920 x 1080), 4K(3840 x 2160)보다 가로가 좀 더 긴 21:9 해상도를 일컫는다. 시네마스코프라고 흔히 알려지는 2.39:1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존 16:9 비율보단 공간 활용에 있어서도, 영상이나 게임 화면을 표현함에 있어 좀 더 극적인 느낌을 더해준다.

 

당시 주류 UW 모니터들은 2560 x 1080이 대부분이었고 값 좀 나가는 녀석들은 3440 x 1440 해상도였다. 그런 시장에 이 모니터는 가로 해상도가 4K인 3840 x 1600 을 자랑하는 해상도 깡패로 독보적인 위치에 군림하고 있었다(심지어 38인치다).

 

물론 2021년에 와선 울트라와이드보다도 더 긴 32:9나, 가로 해상도만 5K에 근접하는 괴물 스펙의 모니터도 넘쳐나니 이젠 그 감동이 덜하겠지만 그 땐 그랬다.

 

암튼, 21:9(2.33:1) 보다도 가로 비율이 조금 더 긴 24:10(2.4:1) 이 모니터의 장점은 4K 시네마스코프 영상물을 스케일링 없이 네이티브 해상도로 관람 가능하다는 것이다. 물론 대다수의 넷플릭스 영상들이 16:9 비율(심지어 2.39:1 영상도 아래위로 레터박스를 강제로 넣어 업로드하는 미친 경우도 있었다. 근래엔 영상 본연의 해상도로 제공하는 케이스가 더 많아졌지만)이라 좌우 레터박스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, 소스만 잘 고르면 4K 시네마스코프 영상은 네이티브 화질로 볼 수 있었다.

 

게임에 있어서도, 좌우 시야각이 넓어지기 때문에 몰입감이 차원이 다르다. 특히 TPS류에서 이런 장점이 돋보인다.

또한, 별도 캘리브레이션 없이도 색상 프로파일만 잘 골라주면 사진이나 영상 편집에 있어서도 상당히 괜찮은 모니터였다. 그래도 역시 전문 캘리 장비와 고가의 모니터 앞에선 그저 '취미용으로 할 때 지장이 없다' 정도라는 얘기다.

 

장점은 여까지만 하고 단점을 나열해보겠다.

 

1. 주사율 60hz & only freesync

사실 난 60hz로 만족해서 크게 단점이라 느끼진 않지만, 그래도 140만원이 넘는 모니터가 G-Sync 모듈도 없이 나왔다는게 좀... 당시 LG전자에서 애초에 이 모델을 낼 때 포지셔닝 자체가 애매했다고 생각한다. 게이밍 모니터로 내기엔 주사율도 그렇고 G Sync 모듈도 없는데, 그렇다고 단순히 사진이나 영상, 넓은 울트라와이드 비율만을 강점으로 내세우기엔 가격대가 너무 높았다. 2021년인 지금와서 느끼기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.

 

2. HDR

왜 이걸 넣었을까? 실제로 이 모니터를 3년 간 사용하면서 HDR 모드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본 횟수는 10번도 채 되지 않는다. 내가 근래에 LG의 OLED77CX으로 HDR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, HDR 기술 자체에 회의감을 가졌을 것이다. 그만큼 LCD, 특히 이 모니터의 최대 밝기인 300nit에서 HDR 영상의 광대역 밝기를 소화하기엔 모니터 스펙 자체가 너무 초라하다.

 

3. 스피커

현재 나는 20만원 조금 넘는 Audioengine A2+에, 야마하 NS-SW050 서브우퍼를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고 있다. 오디오 영역에선 굉장히 저렴하지만, 나름 이 환경에 굉장히 만족한다. 그만큼 음질에 까탈스럽지 않단 얘기다. 근데 38WK95C의 기본 스피커는 이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이고 스피커가 모니터 뒤에 있다보니 해상력 자체에 큰 한계가 있다. 귀마개 끼고 듣는 느낌. 예전 크리에이티브의 3만원짜리 2채널 스피커보다도 음질이 더 좋지 않다.

 

그래서 만약 지금 울트라와이드를 살거면 본인이 게임이면 고주사율, 영상이나 사진이면 색영역에서 평이 좋은 모니터를 찾아보는게 좋을 것이다. 이거 후속작도 나왔다고는 하는데 관심 없어서 안찾아봄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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